생각나는대로

물 한모금

꼴통 도요새 2016. 7. 29. 15:13

  물 한모금 


물 한모금

             꼴통 도요새


뜨거운 칠월의 어느 여름

뙤약볕 내려 쬐이는 날

대미산 자락 길 기어오르며

가쁜 숨 내몰아 쉰다.

헉헉 컥컥 커어억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지금 이 순간

내가 필요로 하는 것

오로지 물 한 모금 뿐

내 머릿속엔 온통

물 한 모금 뿐

 

그 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벌컥벌컥 마셨던 그 흔한 물

그냥 있는지 없는지 생각지도 않고

언제 어디서든

마시고 싶다면 마실 수 있는

그 흔한 물

 

이런 물 한 모금이

이렇게 절실할 줄이야

이런 물 한 모금이

지금은 나의 생사가 달려 있을 줄이야

대미산을 돌아 악어봉을 내려오는 순간

꼴통 도요새는 언제 그랬냐는 듯

또 물에 대한 개념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