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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룡사 이야기

꼴통 도요새 2017. 3. 28. 12:52

황룡사 이야기

 

피난봉을 거쳐 거멍산으로 가는 길에 본의 아니게 부처가 있는 일반 가정집 비닐하우스 같은 곳으로 통과 하려는데, 개가 마구 짖는다. 그냥 지나치기 미안하여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분을 보며 안녕하세요! 제가 피난봉을 다녀오는데, 우연히 이리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님 복장을 한 그 분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라며 하시든 일을 멈추고 얼른 들어와서 커피 한잔하고 가라며 연거푸 권하신다. 저 토록 권하시는데 그냥 가면 실례가 아니겠는가? 란 생각을 하면서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여기 앉으세요, 제가 따뜻한 커피 한잔 끓여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여기가 절입니까?

!

제가 이 마을에 살았는데

어릴 때 우리 아버지께서 가끔 피난봉 아래 성황당으로 오면 항상 백발이 되신 할아버지께서 계셨는데, 꼭 아버지를 집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큰 지팡이를 앞에선 아버지가 잡고 뒤에는 할아버지가 잡고 해서 집으로 오시면서 아버지는 어머니한데, 빨리 밥을 지으라고 하시면서 꼭 식사를 대접해 드렸는데, 그 때 그 지팡이가 아직도 우리 집에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떻게 그 무거운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곳에 절을 짓고 집을 지어 주변에 불쌍한 노인들을 모셔다가 함께 사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해서 있는 돈으로 땅은 사 놓았는데, 땅 사느라 건물 지을 돈이 없어 졌습니다. 내가 살아생전에 그렇게 다 해놓고 죽어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젊었을 때(23살 때 쯤)

한 때는 방황도하며 쌀 한 포대 짊어지고 지리산 속에서 생쌀 씹어가며 두 달 동안 살아보기도 하고 참으로 산을 많이 다녔습니다. 산 속에서 곰도 만나고, 멧돼지도 만나고 하였죠, 다니다가 낯선 짐승들을 만나도 무조건 소리를 지르거나, 도망가거나 하지 마세요. 그냥 그 자리 서서 동물들과 기 싸움에서 지지 말고 그 자리 서서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웬만한 동물들은 모두 지들이 슬슬 피해 줍니다.

 

이래 뵈도 여기 오는 신도들이 많습니다. 라며 스님께선 많은 이야기보따리들을 풀어 놓으시는데 더 이상 지체하면 안 될 것 같아

스님 저는 갈 길이 멀어 그만 가봐야겠습니다 라며 일어서는데

스님께선

배고플 텐데 공양이라도 조금하고 가세요.

아닙니다. 배낭에 먹을 것 많습니다.

비가 이렇게 오는데 어떻게 갈려고요?

우산도 있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지나가는 길 있으면 꼭 들러서 커피라도 한잔씩 하고 가세요.

감사합니다. 스님!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라며

멋진 만남을 뒤로 하고 산행을 계속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