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두 가지 이유

꼴통 도요새 2017. 11. 10. 11:23

두 가지 이유

 

단잠 한번 푹 자려고

어제도 소주 한 병 마시고 잤건만

오늘도 역시 눈을 떠보니

새벽 3

 

스쳐가는 생각들 행여 잊어버릴까

살포시 일어나 한자 적어 놓자니

주위 사람 잠이나 깨우지 않을까

소리 죽여 컴퓨터 앞에 앉았네,

 

내 나이

내일 모래면 환갑인데

아직도 이렇게 바닥을 헤매고 있으니

내 자신 한심하기만 하구나

 

남은 생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든 것 훌훌 털어 던져버리고

1톤 차 중고사서

숙식할 수 있도록 개조하여

 

아름다운 우리강산

전국 산야들 홀로 누비며

이리저리 마음 닿는 곳으로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데

 

나는 왜 아직도

못 떠나고 있을까

울화통 터지 듯

가슴만 답답해 오는구나!

 

내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

하나둘 생각해 보면

아주 작은 두 가지이지만

남들에게 말 못할 이유이기에

 

지금 주어진 이 모든 것 또한

모두 내가 만든 것이어서

오늘도 홀로 조용히 일어나

새벽 잠 설치네!

 

                     꼴통 도요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