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행복한 삶인가 불행한 삶인가

꼴통 도요새 2018. 11. 7. 10:57

행복한 삶인가 불행한 삶인가



행복한 삶인가 불행한 삶인가

 

                               꼴통 도요새

 

요즈음 같이 힘든 세상

먹고 사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잠시 시간만 남으면

나의 열손가락과 머리는

주말에 갈 산행지 때문에 분주하다

 

미답지는 어디인가

어느 지역으로 갈까

어느 산으로 갈까

날씨는 어떨까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이윽고 주말이 온다.

이른 새벽

눈비비고 일어나자마자.

배낭 챙기느라 분주하다

 

어두운 길

졸음운전 참아가며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 코스 어떻게 그릴까

들머리를 어디로 할까

위험한 곳은 없을까

걱정하며 산길을 오른다.

 

종일 먹는 둥 마는 둥

깊은 산속 헤매다가

허기진 몸으로

마치 전쟁터에 갔다 온 패잔병처럼

육신은 파죽이 되어

산을 내려온다.

 

휴 이제 끝났구나!

이젠 살았구나!

안도의 한숨 쉬며

 

가장 먼저 찾는 것은 물

허기진 배 물이라도 실 컷 마셔보자

평소 그 흔하던 물

 

마치 사막 속을 나온 사람처럼

단 숨에 벌컥벌컥 마시고 나면

세상에 더 부러울 것 없는

행복감에 빠져있다

 

들뜬 마음으로

흥얼거려 콧노래 부르며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온다.

 

도착하여 보따리 내려놓고

씻자마자

컴퓨터 앞으로 찾아가

오늘의 산행기를 만든다.

 

잘 만들어야지

후답자 분들께 해는 끼치지 말아야지

조심스레 만든 산행기

카페, 블로그, 카카오, 밴드

곳곳에 분주히 올린다.

 

다 올려놓고 나면

허전함이 밀려온다.

겨우 이것 하려고

일주일 내내 그렇게

분주하게 굴었나!

 

이러면 안 되지

생활 패턴을 바꿔 봐야지라며

먹고 사는 일에 더 신경 써야지

마음 굳게 먹어보지만

 

어느 새

나도 모르게 컴퓨터 앞에 앉아

주말에 갈 산행지 자료를 또 찾는다.

 

과연 나의 생활은

이런 일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

행복한 삶일까 불행한 삶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