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아버지
꼴통 도요새
2021. 3. 30. 14:33
아버지
by 홀로 깊은 산 속 헤매다
오늘은 문뜩
아버지가 생각난다
무슨 큰영광 얻으시려
아들 딸 구남매 낳으시고
형제, 자매, 처남
한 마을에 모두 모아 놓고
좋은 일 궂은 일
아웅다웅 토닥토닥
손발이 다 부러터시며
육신이 엉망이 되도록
온 갖 힘들고 궂은 일
마음 고생 다 하시고
여든도 못 채우시고
하늘로 가시겠다며 자리에 누우셨다
아버지!
드시고 싶은 것 없으세요?
없다.
아버지!
하시고 싶은 말씀 없으세요?
없다.
야이!
거기 술이나 있으면
한잔 줘라
아버지!
안주는 뭘로 드릴까요?
됐다.
이렇게 한세상
살다가신 아버지의 마음
예순이 지난 지금에서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