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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래 공수거

꼴통 도요새 2008. 12. 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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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래공수거
                                                    김지명

이승의 나그네여
가져갈 수 없는 그 무거운 짐에 미련을 두지 마오.

빈 몸으로 와서
빈 몸으로 떠나가는 인생 또한 무겁기도 하건만
그대는 무엇이 아까워 힘겹게 이고 지고 안고 있나

빈손으로 왔으면
빈손으로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거늘
무슨 염치로 세상 모든 걸 다 가져 가려 하나

간밤에 꾼 호화로운 꿈도
깨고 나면 다 허무하고도 무상한 것
어제의 꽃피는 봄날도
오늘의 그림자에 가려져 보이질 않는데

그대는 지금
무엇을 붙들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치고 있나

발가벗은 몸으로 세상에 나와
한세상 살아가는 동안 이것저것 걸쳐 입고
세상 구경 잘하면 그만이지
무슨 염치로 세상 것들을 다 가져 가려 하나   

황천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건만
그대가 무슨 힘이 있다고
무겁게 애착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어차피 떠나야 할 그 길이라면
그 무거운 짐일랑 다 벗어 던지고
처음 왔던 그 모습으로 편히 떠나 보구려.

이승 것은 이승 것 행여 마음에 두지 마오.    
떠날 때 맨몸 덮어 주는 무명천 하나만 걸쳐도
그대는 그래도 손해 본 것이 없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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