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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 안개 산행
우중 안개 산행
꼴통 도요새
한때 소나기가 온다는 일기예보
들은 체 만 체
조그만 베낭 꾸린다.
정상에서의
벅차오르는 가슴 생각만 하며
산 길 들어설 즈음
소낙비는 더욱 거세게
나를 몰아붙인다.
거친 소낙비 아랑곳 없이
정상 향해 한발 한발
비에 젖은 무거운 발걸음
하나 둘
헉 헉 숨은 가빠오르고
육신은 망신창이 되어간다.
어느새
짙은 안개 속 흐릿한
조그만 정상석
순간 만족감느끼자마자
하산 길을 재촉한다.
이정표도 없는 짙은 안개 속
미끄럽고 험한 산 길
조심스레
한발 한발 떼어 놓는 데만
집중 또 집중한다.
내 딛는 발 길
닿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면서
수많은 산 봉우리들
오르락 내리락
짙은 안개는
내가 내려가야 할 길
막아 버린다.
체력의 한계가 온다.
마실 물과 먹을 양식도
모두 떨어져 간다.
빨리 걷자 빨리 가자
어딘가 끝이 있겠지
산속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
마음 속 불안감은
점점 더 심해지고
휴! 어딘지 모르는
긴 아스팔트가 나타난다
안도의 한숨을
내 쉬어 보지만
종일 내린 비로
모든 것은 흠뻑 젖어 버리고
지친 몸으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마냥 걷는다.
걷고 또 걷고
마침내 조그만 마을을 보며
나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고난을 잊는다.
도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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