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하는 장모님

꼴통 도요새 2020. 1. 28. 10:02

사랑하는 장모님

                                                                                                                                                                       

                                                                                                                            꼴통 도요새

장모님

제가 장모님을 뵌 지도

어느 듯 사십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처음 뵈었을 땐 참으로 예쁘시고 인자하셨음이 눈에 선합니다

 

장인어른은 뵙자마자 정도 들기 전에 일찍 하늘나라로 가시고

그 동안 여러 가지 맘 고생하시며 4남매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는 항상 장모님과 함께 할 거라 생각하였는데

올 명절이 장모님을 뵙는 마지막 명절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동안 장모님과의 있었던 이런저런 지난날들을 회상해 봅니다.

 

언젠가 제가 대구 처이모님 댁으로 모셔다 드릴 때

장모님께서 이런 저런 것들이 속상하다시며 크게 우시든 모습도 생각도 나고

저희 어머님을 모시고 진천 장모님 댁에 갔을 때,

어머님을 뵈면 꼭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고 말씀하시며

저희 어머님을 챙겨 주시던 모습도 생각이 납니다.

 

저희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어머님께선 근진아! 너는 내가 죽더라도

나한데 하든 것처럼 너희 장모님한데도 똑 같이 하거라! 라고 하셨지만,

저는 어머님 말씀을 다 지키지 못 한 것 같아서 항상 죄송한 마음만 듭니다.

 

또 제가 홀로 깊은 산속에 있을 때면 항상 전화 주시어

또 산인가?

먹을 건 좀 가져갔는가?

점심은 먹었는가?

그만하고 내려오게! 란 말씀이 항상 귓전에 아른거립니다.

 

그러시든 장모님께서 지난 주 찾아뵈었을 때

물 한 모금 드시지도 못하시는 상황에서 말 한마디 하시기도 힘드실 텐데

저를 보시며 큰소리로 우시든 모습이 생생합니다.

장모님 마음 압니다.

저한데 무슨 말씀하시려고 그러셨는지 저는 압니다.

힘들게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장모님께서

하루하루 너무 고통스러워하시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자식으로써 입에 오르내리기 힘든 말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하느님!

우리 장모님 너무 고통스럽게 하지 마시고

편안히 천국으로 가실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오래오래 사십시오! 라고 말씀드려야 하는데

이런 말이 나오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요즈음엔 장모님을 뵈면서 등 쓰다듬어 드리는 것 외에는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란 생각도 들지만

그 것도 옆에서 매일 같이 해 드리지 못하여 죄송하기만 합니다.

 

장모님께서 돌아가시면 친부모님, 처부모님이 한 분도 안 계시니

저는 온전한 고아가 된다는 생각도 들고요

처가 집에서 만나는 모임도 뜸해지지 않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이 다음엔 제 차례가 될 텐데. 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장모님 명절 마지막 연휴 날

제가 떠나오면서 일부러 인사도 안 드리고 왔습니다.

장모님께 눈물 보여드리는 보습이 싫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명절 연휴 내내 장모님을 지켜보면서

물 한 모금 못드시고 앙상한 뼈만 남으신 장모님께서

너무나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메입니다.

 

하느님!

우리 장모님 하늘나라로 가실 때까지 고통이나 없게 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기도드립니다.

 

                                                           2020123

                                                                                     장모님과 마지막 명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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