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어머니의 마음

꼴통 도요새 2012. 8. 6. 13:04

어머니의 마음

2012년 8월 5일

 

 

 

“이제 다시는 너들 집에 안 올란다”

나는 거의 매일 엄니께 문안 인사 전화를 드린다.

요즈음 찜통 같은 더위에 엄니는 짜증이 나시는지? 형님, 형수님과의 약간의 트러블이 생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휴가 5일 중 3일을 장모님, 큰동서, 처형, 작은동서, 처제 그리고 의경으로 근무 중인 아들이 3박 4일간의 외박으로 모처럼 열 명의 많은 식구들이 한 집에 모여 2박 3일 동안 함께 보냈다. 그리고 난 후 왠지 어머니께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하루 만이라도 엄니랑 같이 보내야 하는데, 지난번에 엄니가 가시면서 “이제 다시는 너들 집에 안 올란다”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나와 손자 손녀들이 보고 싶지만, 오시면 내가 돈 쓸까봐 안 오시려고 하신다.

그래서 혼자 생각으로 단 하루만이라도 울 집에서 엄니랑 같이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아침 일찍 누님께 전화를 드렸다. 나는 누님께 어머니 모시고 울 집에서 하루 종일 시원하게 에어컨 틀어 놓고 맛난 음식 해 먹고 놀자고 권했다. 누님은 감기 몸살로 아파서 누워 계신다고 하시더니 나의 제안을 승낙해 주셨다. 그리곤 안양에 누님을 모시고 다음 형님댁에 계신 엄니를 모시고 울집으로 왔다. 엄니랑 누님을 모셔 놓고 살며시 나가서 엄니가 좋아 하시는 메밀국수 + 삼계탕 ......등등을 사고 땀으로 흠뻑 젖은 차림으로 장바구니를 메고 집으로 들어 왔더니 엄니 하시는 말씀 “어데 갔다 오노? 이기 다 뭐고? 닭은 한 마리 얼마 준노?......등등” 나는 장바구니를 내려놓고 이것저것 솜씨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 엄니랑 먹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나눴다. 내가 만든 메밀국수랑 저녁 때 마눌이 만든 삼계탕이 맛있었는지? 엄니는 지난번 보다 많이 드셨다. 해가지고 또 형님댁으로 가셔야하는 엄니가 하시는 말씀“이제 다시는 너들 집에 안 올란다” 너나 보고 싶으면 와서 잠깐 보고가라 마음에도 없는 말씀을 또 하시고선 집을 나선다.

 

엄니는 두 손녀들을 앉혀 놓으시고 하시는 말씀:

빨리 돈 벌어서 꼭 집을 사거라, 좋은 사람 만나서 시집 가거라, 너 얘비 젊었을 때 내가 고생 많이 시켰다,

너 얘비 돈많이 벌 때 형제들 다 나눠 줬다, 그래서 지금도 집이 없다......등등 ㅎㅎㅎ 손녀들 한데 진지하게 하시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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