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 넘으신 울 엄마
주말 고된 산행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는 순간
갑자기 울리는 핸드폰 소리
형님이 대신 걸어준 엄마의 전화
엄마 하시는 말씀 “너 나한데 전화 안 했나?”
안 했는데~~~
“그라마 알았다 끊는다.”라고 하셨다.
난 순간 엄마가 또 답답하시구나, 란 생각이 들어
“엄마! 조금 있다가 해 그럼 하면 올라갈게요.”
지친 몸을 이끌고 약 15분 거리에 있는 형님 댁으로 갔다.
엄마의 말씀 “날도 더운데 뭐 하러 왔노?“
아 ~ 엄마 휠체어 태워 동네 한 바퀴 돌려고
“싫다 집에 있을란다.” 하시며 옷을 주어 입으신다.
그리고 엄마를 휠체어를 태워 동네를 도는데
엄마는 미안해서 그러시는지
몇 년 전 얘기를 마치 어제 있었던 일처럼 계속 신이 나서 말씀을 하신다.
그 순간 가게를 지나며 엄마 저 것 사 드릴까?
엄마는 아무 말씀이 없으셨다.
휠체어를 세워놓고 세우튀김 5개와 오뎅 1일분
그리고 내가 안 먹으면 안 드실 것 같아 떡볶이 1인분을 추가로 사서
엄마랑 길가에서 먹는다.
새우튀김 하나를 드시더니 엄마 하시는 말씀 “배가 불러서 더 이상 못 먹겠다.”
하시며 더 이상은 드시질 않았다.
엄마가 드시는 한 끼의 식사는 새우튀김 하나가 전부였다.
그리고 엄마는 “이제 피곤하다 집으로 가자” 하시며
순간 내 뱉는 엄마의 한마디 “요새 나한데 전화 아무도 안한다.”
울 엄마가 낳아서 키운 9남매(5남 4녀) 다들 건강하고 웬만큼은 산다.
“엄마 그런데 뭐 할라꼬 그렇게 많이 낳았어?”
엄마의 말씀“그케 말이다.”
하시면서 엄마의 얼굴엔 외로움이 가득하다.
지난 주말 엄마와 짧은 만남이 참으로 가슴 벅찬 두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