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리고 가시는 둘째 누님
(누님이 주시고 간 소중한 물건들)
젊은 나이에 홀로 되시어
남의 건물 청소 일 하시며
자식 삼남매
모두 가르치고,
출가 시키신 누님
(휴지 두 뭉치)
몸도 자주 아프시고 하여
이제는 그 일 그만 두고 쉬라는
자식들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가 놀면 뭐 하겠냐 시며
매일 같이 새벽 4시 출근
오후 3시에 퇴근하신다.
(비누 두장)
오늘은 누님이 내게 전화를 주셨다.
(손톱깍기 세트)
동생아!
내가 비옷이 좋은 게 하나 있는데
혹시 네가 산에 갈 때
비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너 주고 갈라고
근데 지금 어디야?
사무실 입니다.
알았어. 지금 갖다 줄게
(1회용 비옷)
내 베낭에는
항상 비옷 하나가 있지만,
구입한지가 오래되었다.
하여 누님께서 좋은 비옷이라 하여
조금은 기대하였는데
그런데
갑자기 비옷을 보는 순간
순간적으로 내 뱉은 말
누님 이건 1회용이잖아?
누님은 실망 스러운 듯
이거 좋은거 아녀?
하이고 난 또 좋은 건 줄 알고
너 줄라고 가지고 왔네
앗!
말 실수 했구나 얼른 서둘러
아니야
누님 비가 매일 오는거 아니잖어
베낭에 넣어 뒀다가
긴요하게 쓸께요
고마워요
(커피)
순간적으로 잘 못 내 뱉은 말
이렇게 하여 마무리하여 이런 저런 집안 이야기 하다가
누님은 너 일하는데,
방해 되겠다
그만 갈께 라며 서둘러 일으서시면서
그리고
너 술 좀 조금만 마셔
니가 내 앞에 가는 꼴 나 그거 못본다
알았어요 누님
조심해서 가요
(사용하던 고무 테이프)
나는 누님이 가시고 난 후
이 물건들을 보면서
이것이
내가 존경하는 우리 누님께서
젊은 나이에 홀로 되셔서
자식 삼남매 가르치시고
출가 시키신 비결이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사용하던 포스트 잇)
존경하는 우리 둘째 누님
사랑합니다
누님의 가르침
이 동생
절대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딱풀)
동생아!
내가 외국인이 많이 오는 특급 호텔에 취직 면접에서 합격이 되었는데
변접 보시는 분이 아주머니는 너무나 깨끗하셔서
청소 말고 식당에서 일 하라 하셨답니다
청소와 식당의 봉급 차이가 엄청 난 답니다
근데 마지막에 한 쪽 눈이 실명이 된 것을 확인하고선 탈락이 되었답니다
하여 몇날몇일 울면서 잠을 못잤다 하시더군요 ㅎㅎㅎ
눈이 아픈걸 그 당시 돈이 없어 치료를 못했더니 실명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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