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를 울리고 가시는 둘째 누님

꼴통 도요새 2015. 4. 24. 08:16

나를 울리고 가시는 둘째 누님

 

(누님이 주시고 간 소중한 물건들)

 

젊은 나이에 홀로 되시어

남의 건물 청소 일 하시며

자식 삼남매

모두 가르치고,

출가 시키신 누님

 

(휴지 두 뭉치)

 

몸도 자주 아프시고 하여

이제는 그 일 그만 두고 쉬라는

자식들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가 놀면 뭐 하겠냐 시며

매일 같이 새벽 4시 출근

오후 3시에 퇴근하신다.

 

 (비누 두장)

 

오늘은 누님이 내게 전화를 주셨다.

 

(손톱깍기 세트) 

 

동생아!

내가 비옷이 좋은 게 하나 있는데

혹시 네가 산에 갈 때

비 맞지 않을까 걱정이 되서

너 주고 갈라고

근데 지금 어디야?

사무실 입니다.

알았어. 지금 갖다 줄게

 

(1회용 비옷)

 

내 베낭에는

 항상 비옷 하나가 있지만,

구입한지가 오래되었다.

하여 누님께서 좋은 비옷이라 하여

조금은 기대하였는데

그런데

갑자기 비옷을 보는 순간

순간적으로 내 뱉은 말

누님 이건 1회용이잖아?

누님은 실망 스러운 듯

이거 좋은거 아녀?

하이고 난 또 좋은 건 줄 알고

너 줄라고 가지고 왔네

앗!

말 실수 했구나  얼른 서둘러

아니야

누님 비가 매일 오는거 아니잖어

베낭에 넣어 뒀다가

긴요하게 쓸께요

고마워요

 

(커피)

 

순간적으로 잘 못 내 뱉은 말

이렇게 하여 마무리하여 이런 저런 집안 이야기 하다가

누님은 너 일하는데,

방해 되겠다

그만 갈께 라며 서둘러 일으서시면서

 

그리고

너 술 좀 조금만 마셔

니가 내 앞에 가는 꼴 나 그거 못본다

알았어요 누님

조심해서 가요

 

(사용하던 고무 테이프)

 

나는 누님이 가시고 난 후

이 물건들을 보면서

이것이

 내가 존경하는 우리 누님께서

젊은 나이에 홀로 되셔서

 자식 삼남매 가르치시고

출가 시키신 비결이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사용하던 포스트 잇)

 

 존경하는 우리 둘째 누님

사랑합니다

누님의 가르침

이 동생

절대 잊지 않고

가슴 깊이 새기겠습니다.

(딱풀)

 

동생아!
내가 외국인이 많이 오는 특급 호텔에 취직 면접에서 합격이 되었는데
변접 보시는 분이 아주머니는 너무나 깨끗하셔서
청소 말고 식당에서 일 하라 하셨답니다
청소와 식당의 봉급 차이가 엄청 난 답니다


근데 마지막에 한 쪽 눈이 실명이 된 것을 확인하고선 탈락이 되었답니다
하여 몇날몇일 울면서 잠을 못잤다 하시더군요 ㅎㅎㅎ
눈이 아픈걸 그 당시 돈이 없어 치료를 못했더니 실명이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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