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산행기

꼴통 도요새 2017. 10. 13. 13:58

산행기


산행기


                                           꼴통 도요새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산행을 나선다.

어떤 산과 대화를 해볼까?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간단히 먹을 양식과 필수품을 챙기고

음침한 산길을 오른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이

행여 잘 못된 길로 들어서서

잘 못된 산행기가 만들어지진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천천히 가자

서두르지 말자

헷갈리는 갈림길에선 더욱 두려워진다.

 

행여 잘 못하여

내가 매달아 놓은 표시기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니 입히지 않을까

 

행여 잘 못 적어

내가 쓴 산행기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지금 걷고 있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마침내 정상을 오르고

날머리까지 완벽하게 그렸다며

완벽한 산행이 되었다고 좋아 해 보지만

 

오늘도 내가 쓴 산행기는

뭔가 하나 빠진 듯한

부족한 산행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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