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산행기
꼴통 도요새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도 산행을 나선다.
어떤 산과 대화를 해볼까?
이윽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간단히 먹을 양식과 필수품을 챙기고
음침한 산길을 오른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이
행여 잘 못된 길로 들어서서
잘 못된 산행기가 만들어지진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천천히 가자
서두르지 말자
헷갈리는 갈림길에선 더욱 두려워진다.
행여 잘 못하여
내가 매달아 놓은 표시기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니 입히지 않을까
행여 잘 못 적어
내가 쓴 산행기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진 않을까
지금 걷고 있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마침내 정상을 오르고
날머리까지 완벽하게 그렸다며
완벽한 산행이 되었다고 좋아 해 보지만
오늘도 내가 쓴 산행기는
뭔가 하나 빠진 듯한
부족한 산행기가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