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노송 아래 할머니를 보며

꼴통 도요새 2021. 3. 1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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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

의성 곤지봉에서 할머니를 보며/ 2021년 1월 19일

회상

                       by 홀로 깊은 산속헤매다

 

꽃다운 젊은 나이

연지곤지 찍고 부푼 가슴 억누르며

의성군 안계면으로 시집 온 새색시

 

외롭고 슬프고 구슬비 올 때면

저 멀리 곤지봉 꼭대기

큰 우산 모습한 아름다운 노송 한그루

물끄러미 쳐다보곤 하였는데

 

바쁜 삶에 치쳐

한 번도 찾지 못했던 곤지봉

칠순이 넘어서야 찾았더니

 

그 토록 예쁘고 아름다웠던

곤지봉 노송의 육신도

어느 새 한 가지씩 떨어져

세 가지나 잘려나갔구나

 

늙어 만신창이 된 노송 아래서

내가 살던 마을 내려다보며

지난날 회상하자니

 

그 옛날

꽃다운 나이에 저 곳에서

젊음 불태웠던 내 모습이

너무도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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