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회상
by 홀로 깊은 산속헤매다
꽃다운 젊은 나이
연지곤지 찍고 부푼 가슴 억누르며
의성군 안계면으로 시집 온 새색시
외롭고 슬프고 구슬비 올 때면
저 멀리 곤지봉 꼭대기
큰 우산 모습한 아름다운 노송 한그루
물끄러미 쳐다보곤 하였는데
바쁜 삶에 치쳐
한 번도 찾지 못했던 곤지봉
칠순이 넘어서야 찾았더니
그 토록 예쁘고 아름다웠던
곤지봉 노송의 육신도
어느 새 한 가지씩 떨어져
세 가지나 잘려나갔구나
늙어 만신창이 된 노송 아래서
내가 살던 마을 내려다보며
지난날 회상하자니
그 옛날
꽃다운 나이에 저 곳에서
젊음 불태웠던 내 모습이
너무도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