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마지막 가시는 길

꼴통 도요새 2013. 8. 17. 23:21

마지막 가시는 길

날짜: 2013년 8월15일 ~17일

장지: 경북 김천시 양천동

 

엄마!

이제 제가 마지막으로 불러 봅니다.

 

한 평생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었던

우리 엄마!

 

이제 모든 것 다 내려 놓으시고,

편안히 쉬세요!

 

저는 지금까지 엄마가 가르쳐 주신대로 하면서

항상 엄마를 그리워 하며 울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엄마!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사랑합니다.

 

이팔 청춘 젊으신 나이 이 곳으로 시집 오셔서

많고 많은 9남매를 낳으시어, 사시사철 손발이 부러 트면서 한 평생을  보내 신

고성산 하늘아래 첫 동네

그  동안 매 주 찾아 뵈었건만,

가신다는 한마디 말씀도 안하시고, 그 새 뭐가 그리 급하셔서 날 두고 훌쩍 떠나셨네?

 

 

엄마! 생전에 말씀 하신대로

나 죽으면 불에 태워 훌훌 날려 버려라 하셨지요?

비록 제가 대답은 하였지만, 제 뜻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엄마가 자식을 많이 낳으신 죄라 생각  됩니다)

형님들이 엄마 많이 드시라고, 맛있는 음식 많이 올려 놓았습니다.

많이 드세요!

 

엄마 편안히 가시라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분들이 꽃 길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편안히 가세요!

 

 

 

 

엄마 꽃 상여 타고 가시래요.

 

엄마! 저 분들이 더워서 못 가겠데요,

파란 비닐 봉지에 돈을 넣어야 한데요!

 

엄마! 또 더워서 못 간다네

절하고 돈을 넣으면 갈 수가 있데!

 

가다가 멈출때마다 절하며 돈을 내라니 이거원!

아들들 한번씩, 며느리들 한번씩, 딸들한번씩, 사위들한번씩, 손자들 한번씩

많이도 거둬가네,

 

 

 

엄마! 여기가 머것테 고개

 알지?

옛날에 가마타고 시집을 가던 새색시가 소변이 마려워 잠시 세워 달라하여 소변 보는 사이

늑대가 잡아 먹었다고 하여 먹었데(머것태)라고 말씀 하셨던 곳이야!

 

엄마!

군에 가 있는 엄마가 제일 좋아 하는 길훈이가 깃대를 들고가네!

  길훈이하고 지혜는 데리고 왔는데, 슬기는 곧 시집가야 하니까 오지 말라고 했어!

미안해 엄마!

그래도 2주전 미리 찾아 뵈어서 안와도 괜찮지?

슬기랑 사위될놈데리고 갔을 때,

그렇게 힘든 몸으로 엄마가 손님오신다고 새 옷으로 갈아 입고 있을 때

나 혼자 많이 울었어 엄마!

 

 

엄마!

 이제 새암골 알지?

다 왔어요!

 

 

 

다른 사람들은 돌아 가실 때, 정을 떼고 가신다 하던데,

엄마는 왜 지난 주 나 보고 자주오라 하셨놓고 이렇게 가시면 어떻게?

엄마! 아버지가 계신 곳 알지?

 

엄마!

이 못난 근진이 한데, 한 평생 뭐가 그렇게 미안하셔서

우리 근진이 근진이 하시다가 여기 저기 온갖 미움 다 받으신 거

근진이는 압니다.

이제 내 걱정 하지 마시고 편안히 푹 쉬세요!

엄마를 영원히 사랑하며 잘 살겠습니다.

 

 

 

엄마! 큰형님이 인부들에게 여기까지 일을 시키더니,

금으로 만든 엄마 틀니를 찾아서 같이 묻으라 하였하여 손자가 차를 타고 집에가서 찾아와 여기 묻었어,

그 것 엄마가 나보고 금이니까, 나 죽으면 이거 너 가져가라 했잖아?

 

그리고 엄마 돌아 가시면 내가 사드린 핸드폰 같이 묻어 드린다고 하였는데,

아직 경황이 없어 못 묻었어, 

다음에 내가 혼자가서 찾아서 묻어 드릴께,

이제 내가 전화 하면 받을 수 있지?

사랑해 엄마!

엄마! 이 것이 큰형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

엄마 돌아 가시면 남부럽지 않게 노제를 치른다는 것인가봐 엄마!

 

엄마!

건너편에 할아버지, 할머니, 큰아버지, 큰어머니, 작은 아버지 모두 게신 곳

알지 죽박골?

 

엄마! 항상 너 아버지는 나를 왜 이렇게 안데려 가겠노? 하시더니

이제 아버지옆에 계시니까 편해?

엄마!

그냥 내가 엿들은 얘기인데, 이번에 많은 분들이 꽃과 조의금을 해 주셨는데,

조의금만 금액이 3천만원이 넘는데,

 

사실 지금까지 엄마 걱정 하실까봐, 내가 말씀은 안 드렸었는데,

 망내 영미가 회사가 부도가 나서 살기가 너무 힘들데,

엄마한데는 말씀 안드렸지만, 형님들한데는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2 주 전 셋째 형님이 50만원을 주시면서 영미 갔다줘라고 해서 전해 줬어요.

 

내 개인적인 생각은

어차피 영구차 사용해야 되고, 새암골까지 차가 들어 가는데,

굳이 꽃상여, 때마다 드시지도 않는 음식 다 버리고,

몇 백 주고 사람사고

이렇게 몇천만원 버리는 돈 조금이라도 망내 영미 줬으면 하는 생각인데,

엄마 생각은 어때?

 

엄마! 이런 것 저런 것

하나도 내맘대로 할 수 있는건 없다는거 알죠?

 

사과의 말씀! 

산악인님! 늦은밤 일과 마치고 피곤한 몸을 이끄시고, 직접 김천까지 오심에 깊이 감사 드립니다.

 

실리우님(석류님): 큰형님께 조의금을 하신 분들께 인사의 말씀이라도 전해 드려야 하니까,

                         빈봉투만이라도 달라고 해서 보고 있는데, 석류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연락도 안 드렸었는데, 어찌 아셨는지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두 분의 뜻 가슴 깊이 간직 하겠습니다.

 

모든분들 멀고, 힘드실까봐, 일부러 연락을 안드렸었는데,

어찌 아시고, 도와 주셨는지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저와 집사람앞으로만, 7개의 화환과 67장의 봉투가 들어 왔습니다.

 

여러분들이 보내 주신 소중한 돈 뜻있고, 보람있는 곳에  사용하라는 뜻

생전 저희 어머니의 소원 "나 죽으면 불에 태워 훌훌 날려 버려라"는 뜻

 

모든분들의 소중한 뜻

저는 어느 것 하나 지키지 못하고, 울어라면 울고,

절하라면 절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의 뜻 가슴 깊이 간직 하겠습니다.

 

2013년 8월 17일 늦은 밤

도요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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