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산을 넘어 필리핀군 참전비 주변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데,
이렇게 추운 날 어느 어르신이 땅바닥에 누워 계신다.
얼른 달려가 어르신, 어르신 네 다섯 번 불러 보았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다.
다시 어르신 상체를 흔들며 어르신 어르신하며 불렀더니 천천히 눈을 떠신다.
어르신 괜찮으세요? 뭐라고 말씀을 하시는 듯한데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잠시만 계세요 제가 119를 부르겠습니다.라고 하였더니 정신이 드신 듯 제 손을 꼬옥 잡으시며 도로가 약간 패인 부분을 밟으시다가 안 넘어지려고 애를 써다가 이렇게 되었다고 하시며 바쁘신데 그냥 놔두고 어서가라고 하신다.
이제야 정신이 드신듯하여 마음이 놓인다. 어르신은 조금씩 움직이려고 하시기에 그냥 누워 계시라 하였더니 바닥이 많이 차가우신지 아무래도 다리 인대가 끊어진 듯하다며 자기를 좀 일으켜 달라고 하신다. 억지로 일으켜 옆 화단 대에 앉으시게 하였더니 제 손을 꼬옥 잡으시며 고맙다고 하시며 나의 이름을 물으시더니 바쁜데 놔두고 얼른가라고 하신다. 어르신 저는 운동 나왔으니까 걱정 마시라 하였더니, 연세가 72이신데 산책 나왔다가 잘 못 밟아 넘어져 이렇게 되었다고 하신다.